엄마 마음으로 AIDS 감염 막아요
“엄마의 마음으로 에이즈 수직감염(임신부를 통한 태아 감염)을 차단하고 백신을 개발하는 것을 돕고 싶습니다.”(새누리당 류지영 의원)
지난 5월 여성 정치·경제인 등 ‘한국 엄마’들이 에이즈 수직감염을 막고 백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자고 의기투합했다. 류 의원을 대표로, 신경림 의원(새누리당), 조애진 육아방송 이사장, 오분희 프린세스주얼리 대표, 김해련 송원그룹 회장, 송경애 SM C&C 사장, 조현민 진에어 전무 등이 참여했다. 여기에 한영실 전 숙명여대 총장, 구삼열 전 국가브랜드위원장이 자문역을 맡아 ‘고와(KOWA·Korean Women Against AIDS)’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고와’ 회원들이 인도 뭄바이에서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소녀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민 전무, 김해련 회장, 송경애 사장, 오분희 대표, 한영실 전 총장, 류지영 의원, 조애진 이사장. /뭄바이=김민철 기자
이들은 지난 10~16일 에이즈 수직감염이 심각한 22개국 중 유일한 아시아 국가인 인도를 방문해 에이즈 관련 단체들과 병원, 에이즈 백신 개발 현장 등을 찾았다.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 소녀 50여명이 사는 뭄바이 ‘성 캐서린의 집’에서는 소녀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소녀들은 고아이거나 HIV 감염으로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이었다. 이들이 구김살 없는 표정으로 노래와 율동 등 간단한 공연으로 환영하자 “눈물이 핑 돌았다”는 회원이 많았다.
고와 회원들은 또 에이즈대책기구인 유엔에이즈(UNAIDS)와 에이즈 백신을 개발하는 국제에이즈백신이니셔티브(IAVI)에 5만달러(약 5170만원)씩 기부했다. 두 사업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큰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사업의 하나이기도 하다.
에이즈는 아직 완치제는 없지만 진행을 지연시키는 치료제는 많다. 그래서 꾸준히 복용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고, 전파도 막을 수 있다. 엄마가 HIV 감염자여도 임신 중 약을 먹으며 적절히 관리하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수직감염 사례가 세계적으로 한 해 33만건에 이른다. 구삼열 전 위원장은 “수직감염은 조금만 노력하면 예방할 수 있는 데다, 아무런 잘못 없는 아이들이 감염된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영실 전 총장은 “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국제사회 기여가 적은 것으로 비치는데, 이런 일이야말로 한국 엄마들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